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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록

아이들과 대면하기

요즘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있다.
출판사 사무보조, 식재료 소분, 어린이 축제 인솔자까지 그동안 갈고 닦아온 조연출 경험과 인솔자 경험을 살려 최대한 활용 중이다.

그 중에서 오늘은 어린이 축제 인솔자에 대한 에피소드다.

인솔자 경력은 약 4년전 필리핀 세부에서 진행하던 영어 캠프 속으로 던져졌을 때 (...) 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축제에서 초등학생에게 받은 질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들을 적어보자면
"선생님, 쌍수한 눈이에요?"
"선생님! 애기 있어요?"
"선생님! 그럼 결혼은 했어요?"
"선생님은 그럼 계속 이렇게 그냥 일 하는거에요?!"
"선생님도 같이 마술쇼봐여?!" 였다.

어떻게 이런 질문을 하지..?!
나의 어린시절엔 질문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런 질문을 아이가 하는 것도 받아보는 것도 처음보는 것 같다.
(실제로 초등학교 시절엔 질문을 거의 하지 않았다. 뭔가 억압된 분위기가 있었다.. 정말 정말 미칠듯이 궁금하면 일기장에 적는 정도..)
( 그 궁금증은 중고등학교때 폭발했다 )

사실 내가 직접 뛰고 아이들 질문에 답하는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오히려 준비된 프로그램을 하기 싫다고 하면 정말이지 힘이 빠진다 (ㅠㅠ)
이를 어쩌지 뭘 해야하지 그래도 부모님이 체험학습이라고 보내신건데 집에 가서 재미없었다고하면 어떡하지
고작 아르바이트였지만 난 아이들에게 진심이다.
그럼 퀴즈놀이라도 해볼까?!
빙고하자 빙고~!
과학 관련 키워드를 살려 어떻게든 게임을 만들어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겨워 하는 아이들 속출,,
다행히 집에 갈 시간이라 다행이었지만
이럴때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시는걸까,,
최고최고

난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이 시간들이 훗날 확실히 기억되리라고 보장은 못하지만) 나 이런거 해봤어라고 어렴풋이 기억하진 않을까?라는 약간의 기대와 혹시나 하는 걱정이 섞여 진심으로 대하게 된다.
어른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지나온 우리들은 어느정도 흡수할 것과 흡수지 않아도 될 것들을 구분하며 더 큰 어른으로 자라지만,
아이들은 온 세상이 우주다.
흡수할 것 천지다.
성악설, 성선설 무슨설 무슨설 ... 각설하고,
커가면서 어떤 환경에서 어떤 어른들과 어떤 친구들과 지내면서 비로소 '나'가 형성된다.
거기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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